추리소설의 숨겨진 보석 작가 코닝턴
추리소설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캐릭터가 셜록홈스입니다. 영국의 문화 상품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는 추리소설이 매우 유행하던 시기로 일반인들이 신문에 연재되던 추리소설을 드라마 기다리듯 기대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대중에게 알려진 작가는 많지 않지만 수준 높은 실력으로 필력을 자랑하던 작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숨겨진 보석 작가가 있는데 바로 J.J. 코닝턴입니다. 아서 코넌 도일이 의사였듯이 코닝턴도 본업이 있었습니다. 그는 저명한 화학자였습니다. 1919년부터 1944년까지 영국의 퀸스대학교 화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직접 교재도 집필할 정도로 유명한 화학자였습니다. 본명은 엘프리드 월터 스튜어트입니다. 코닝턴이라는 필명으로 처음에는 SF소설을 썼으나 다음 작품부터는 추리 소설을 집필하였고 수십 편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화학자인 만큼 린든 샌즈 미스터리에는 다양한 화학적 분석이 나오는데 현재의 과학수사대 같은 느낌을 많이 줍니다. 증거를 보존하고 화학약품으로 실험을 하며 추리를 해가는 주인공 클린턴 경은 아마 자신을 모델로 만든 것을 아닐까 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화학 분야에 대한 조예가 깊습니다. 클린턴 경은 경찰청장임에도 화학자 못지않은 전문성을 자랑하는 것은 코닝턴이 화학자였기 때문입니다.
책의 매력
추리 소설하면 쉽게 읽힐 것 같지만 의외로 어려운 책을 만나기도 합니다. 사건을 풀어가는데 독자들이 따라갈 정도의 호흡과 의외의 인문들이 등장하는 재미가 숨어 있지 않으면 끝까지 읽기 힘듭니다. 이 책의 매력은 어려운 화학물질이 계속해서 등장함에도 인물들의 대화를 보며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등장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데 있습니다. 조사를 하다 보면 새로운 등장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설마 이 사람이 범인일까 싶은 용의자가 계속해서 바뀌게 됩니다. 초반부터 강하게 의심을 했던 사람은 진짜 범인이 아니고 지나가듯 나타난 사람이 진범으로 밝혀져 반전이 있는 추리소설입니다. 클린턴 경은 경찰청장으로 사회적인 지위가 탄탄한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그가 어울리는 사람과 머무는 장소에 대한 묘사도 이 책의 매력입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린든 샌즈는 휴양지입니다. 당시의 상류층이 어떻게 휴가를 즐겼는가에 대한 상상을 하며 읽으면 마치 나도 그 자리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영화를 보는 듯합니다. 1차 대전이 끝난 후이기 때문에 참전 군인에 대한 묘사도 나옵니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영국 사람들의 생활상이 자연스럽게 펼쳐져 인문학적이 재미를 느끼기에도 충분합니다.
린든 샌즈 미스터리가 발표될 당시의 영국 시대배경
린든 샌즈 미스터리는 1920년대에 영국에서 발표되었습니다. 그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해가 뜨지 않는 나라라는 별명에 걸맞는 힘을 자랑한 강대국이었습니다. 전 세계에 식민지를 두고 거기에서 나오는 풍부한 자원으로 영국 국민들은 풍요롭게 지냅니다. 그러나 1914년에서 1918년에 발발한 세계 대전으로 영국은 피해를 입었고 현대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합니다. 또한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 까지는 대공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혼란한 상황에서도 국민들에게는 오락거리가 필요했습니다.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글을 읽는 독자가 생겼고 여러 신문사가 등장합니다. 아직 대형 언론사가 나타나기 이전이므로 여러 지역 신문들은 추리 소설을 연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설은 높아진 대중 눈높이에 딱 맞아떨어지며 추리 소설의 황금기가 시작됩니다. 덕분에 지금의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린든 샌즈 미스터리를 읽다 보면 당시의 휴양 문화가 지금에 못지않을 정도로 고급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산업혁명으로 큰 부를 축적한 상류층은 매우 화려한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현재의 흐름
요즘 추리 소설은 본연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시대 고발적인 요소가 추가됩니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 주며 그곳에서 발생한 범죄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심리적인 문제로 살인을 하는 연쇄 살인 등이 자주 다루어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입니다. 현대인들의 심리적 공허함을 표현하는 것도 요즘 추세입니다. 과학적 수사뿐만 아니라 심리 기법을 다루는 프로파일링이 기법이 수사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현상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미래에는 어떠한 요소가 추가될지 궁금합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필명을 사용하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겸업작가는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비단 추리 소설뿐만 아니라 문학계 전체가 전문 작가가 새롭게 등장하기보다는 유튜브나 강연 등으로 영향력을 확보한 인플루언서가 책을 내어 베스트셀러가 내는 경향이 많습니다. 추리 소설도 출판으로 첫 데뷔를 하는 것 외에도 웹소설과 같은 플랫폼에서 인지도를 쌓은 다음 이를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거나 책을 내는 등으로 출판 형태가 다양해진 것도 요즘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입장벽이 낮고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이들이 작가로 등장하였기 때문에 추리 소설의 무대도 학교에서부터 가정, 직장, 상상의 공간 등으로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SF요소가 가미되기도 하는 등 다른 분야의 소설과 융합이 이루어지는 현상도 자주 보입니다. 과거에는 범인이 늘 마지막에 밝혀졌지만 현재는 초반에 범인을 특정한 다음 그가 왜 이런 범죄를 저질렀는지 역으로 추적해 가는 과정을 소설로 풀어내어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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