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강력계 형사 박미옥
강력계에 여자형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열심히 활약한다는 사실은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형사 박미옥 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녀의 책을 읽어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사 하면 굉장히 거칠고 남루한 모습을 생각했는데 화면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세련되고 지적이며 단단한 인간의 모습이었습니다. 여성도 남성도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매력적인 내면을 갖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자 강력계 형사라는 타이틀로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그녀의 방송을 보고 책을 읽으며 강력계 형사 박미옥에 대하여 멋지고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미옥 님은 순경 공채로 데뷔하여 형사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은퇴하여 제주도에 살고 있습니다. 당시 여성 범죄가 증가하며 여성 형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렇게 시작한 형사 생활로 최초라는 타이틀을 수도 없이 달며 여러 유명한 범죄를 해결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책에는 사람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다
흥미진진한 범죄현장을 기대하며 책을 펼쳤는데 막상 읽고 보니 사람에 대한 그녀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었습니다. 유명한 사건부터 스토킹과 관련한 여성 사건까지 나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물론이고 그녀와 주변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부모까지 그녀의 시선은 매우 넓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따뜻함입니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그녀의 시선은 동정심이나 분노 같은 감정은 실려 있지 않습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그저 담담하게 범죄 현장을 기술하고 자신의 일을 이야기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직장 생활의 애로사항과 선후배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앞서가는 사람이었기에 시기와 질투가 분명 존재하였을 텐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굉장히 단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늘 주장하던 대로 형사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자세로 일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수십 년 동안 자리를 잡아 그녀의 삶을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삶은 모두 비슷하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굉장히 다른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으로는 범인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박미옥 형사가 삶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 이유도 범인을 잡기 위해서 그들의 마음에 접근한 것에서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그들의 범행동기와 추가 범행을 찾아내는 데 매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자기 얘기를 꺼내는 범죄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삶이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범죄자에게 동정심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범죄자의 일반인의 삶이 닮아 있다는 것은 누구나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범죄의 길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표현대로 온갖 꼬락서니가 난무하는 범죄 현장에서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 흔들릴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범죄자를 잡아온 그녀의 삶도 나와 비슷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직장, 집, 학교, 학부모, 가족처럼 평범한 집단에서 다양한 삶을 만납니다. 결혼을 하여 새로운 가족을 만나고 아이를 낳아 다른 학부모와 관계를 맺다 보면 상상도 못 했던 유형의 삶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 사람에 대한 혐오감을 갖기보다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세는 나의 감정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삶의 지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녀의 제2의 인생 : 나는 무엇을 준비할까
형사 박미옥은 이제 형사가 아니라 심리 상담자로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음에도 명예퇴직을 하고 제주도에 집을 짓고 지인들이 머물다 가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은 아니기에 운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지인을 넘어 일반인들도 그녀에게 가서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오는 공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녀는 손발 묶이기 전에 은퇴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열심히 살았기에 제2의 인생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할까를 고민해 봅니다. 아이를 낳으며 엄마로서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나아가기 시작하며 엄마의 도움보다는 응원만이 필요해는 시점에 나는 어떤 사람으로 이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살아온 내 경험과 기술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정하였습니다. 하고 싶다가 아니라 결정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바람으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해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다 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상태가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제적 여유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글쓰기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쉬운 언어로 정리해서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일이 저에게는 매력적입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며 나도 제2의 인생을 살며 새로운 시각으로 인생을 즐기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준비 과정은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기회로도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나의 제2의 인생도 사람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며 준비하다 보면 좋은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형사 박미옥의 삶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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