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편한 감정은 반복될까의 공감 요소
왜 불편한 감정은 반복될까는 오랜 경력의 심리상담가 쓴 책입니다. 심리학 이론을 설명한다거나 연구 논문 사례를 들면서 사회 현상을 파악하는 심리학 입문서와는 달리 쉽게 읽힙니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잔잔하게 불편한 감정에 얘기하는 수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공감되는 요소가 많습니다. 공감력이 좋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도 매우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지나친 배려를 하여 관계를 불편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흔히 겪는 현상입니다.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봐 내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돌려 말하다가 오해를 사는 경우도 흔합니다. 오랫동안 심리 상담 전문가로 활동했음에도 작가 또한 지속적으로 인간관계에 있어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모습을 함께 읽어가며 불편한 감정을 피하기 위해서 헛되이 노력했던 내 모습이 누구나 똑같이 겪는 일이라며 공감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됩니다. 나를 탓하며 떠났던 사람들에게 상처받았던 내 모습이 바로 저자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으로 인해 기뻐하지만 스스로를 돌봐야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저자와 독자는 함께 공감하여 성장합니다.
내가 받고 싶은 대접을 그대로 한다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내가 대접받기 원하는 방식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은 불편해하고 장기간 관계가 이어지다가도 별안간 소식이 뚝 끊겨 상처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본인의 결핍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어렸을 적 부모한테 받지 못한 사랑을 내 자녀한테는 많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이를 지극정성 보살피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지나친 간섭이 되어 오히려 관계가 어긋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자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의 어린아이가 원했던 그 모습으로 자녀 교육을 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받고 싶은 대접을 그대로 하며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는 것이 여러 번 지속되다 보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여유가 편안함을 부른다
결국 인간관계는 나 자신의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문제라는 말에서 오해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문제는 나 때문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결핍을 이해하고 자신을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독여줄 수 있는 방법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취미를 개발하고 즐기거나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듣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봅니다. 그러면서 당시의 일을 객관적으로 떠올려보며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수차례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눈물이 나올 수도 있고 다른 감정이 표출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느끼며 나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이 나를 위로하고 계기가 됩니다. 이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상대방을 편안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에서 나의 감정을 살펴보는 연습이 더 필요합니다. 나쁜 상황에서는 남 탓을 하거나 무조건 주변의 잘못으로 돌리기 쉽습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때 느낀 나의 감정을 살펴보는 것이 나 자신을 지키고 상황을 개선하는 데 가장 우선시 될 일입니다. 그때 느낀 감정이 어떠했는지 믿을만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거나 글로 적으면서 나를 도닥여주는 것이 편안함에 이르는 방법입니다.
이 책이 심리학 도서와 다른 점
심리학 도서하고는 달리 잘 아는 언니, 누나와 얘기를 나누는 느낌입니다. 딱딱한 이론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나도 느끼는 걸 작가도 느끼고 그렇게 똑같이 공감하는 작가가 전문 심리 상담사라는 것에도 위안이 됩니다. 심리학 서적이 내가 행동하는 이유는 이러한 이론을 따르고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은 감정적 공감이 더 큽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도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마주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심리 치유를 받게 됩니다. 여행을 가서 먼 산을 바라보며 머리와 마음을 비우는 것처럼 책을 읽으면 조용히 시골길을 산책하며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심리학 도서에서 맛볼 수 없는 편안함과 느긋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 도서를 읽어야 하는데 크게 공감이 가지 않고 재미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심리학과 친해지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나를 마주하는 방법 - 감정을 들여다보기
나를 마주하는 방법은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과거를 회상해 볼 때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그때 상대방이 어떻게 했고 나는 무슨 반응을 보였는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립니다. 이 기억에는 내 감정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내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던 그 순간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 순간의 내 감정에만 집중해 봅니다. 왜 내가 불쾌하였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 불쾌한 감정이 들었을 수도 있지만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에 대한 섭섭함으로 울분이 치솟았을 수도 있습니다. 내 감정은 여러 가지 보호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진짜 내 감정을 찾기 위해서는 조용하게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명상의 좋은 점도 오롯이 스스로 집중하는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끌어내고 마주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해묵은 상처도 아물고 보다 더 여유로운 시선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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