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무엇일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장사가 이 구역에서 1등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까?
홍보를 하면 매출은 올라가지만 효과는 그때 뿐이다. 홍보는 자금이 계속 들어간다. 사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소비자들이 알아서 입소문을 내주는 것인데 입소문은 도대체 어떤 메카니즘으로 돌아가는 걸까?
이 유행의 시작을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고 말했다. 티핑포인트에는 사람이 관여한다. 필요한 역할이 세 가지 인데 커넥터, 세일즈맨, 메이븐이 바로 그들이다.
커넥터는 인맥이 넓은 사람이다. 넓고 가벼운 인간관계를 하며 모임이나 장소의 성격에 어울리는 사람을 불러 모은다. 세일즈맨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데 능한 사람이다. 메이븐은 관심 있는 분야에 정통하며 상대에게 딱 맞는 제품을 소개하는 사람이다.
이 셋 중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메이븐이다. 메이븐 그는 누구인가?
목차
Who is 메이븐?
뭔가를 사고 싶은데 내 주변 누구한테 물어 보면 좋을까? 라는 질문에 딱 떠오르는 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메이븐이다. 자동차는 이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화장품은 이 사람에게 물어봐야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인플루언서 중에서도 지식으로 무장한 인플루언서가 바로 메이븐에 해당한다.
관련 지식 뿐만 아니라 가격, 어느 곳에 가면 가장 저렴한지, 세일 기간까지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다. 이들이 권하는 것은 당연히 나에게도 딱 맞으며 이렇게 잘 산 상품은 자연스럽게 주변에 입소문으로 퍼진다.
그렇다면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의 메이븐은 누구일까? 햄버거 업계에 몸담고 있는 지금은 누구에 의해서 햄버거 브랜드가 퍼져 나가는 걸까?
그냥 SNS 라고 통칭되는 마케팅 도구를 무작정 활용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 같다. 온라인 마케팅에서도 컬렉터와 세일즈맨 그리고 메이븐의 역할은 구분된다.
맥도날드 영화 파운더 속 메이븐
세계적인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 파운더에서 메이븐을 찾아보자.
맥도날드 창업주 레이크록은 맥도날드를 만든 사람은 아니다. 맥도날드의 시스템을 고안하고 레서피를 만들고 새로운 형태의 판매 방식을 도입한 사람은 레이크록이 아닌 맥도날드 형제였다.
맥도날드가 형제가 운영했을 당시의 맥도날드는 동네 맛집 수준이었다. 물론 몇 개의 지점이 있었으나 맥도날드가 운영하는 본점에서 햄버거가 가장 많이 팔렸고 지금의 프랜차이즈 개념으로 운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레이크록이 참여하면서 맥도날드는 계속해서 사업의 범위가 넓어졌으며 결국 미국 전역으로 세계로 뻗어나간다. 그리고 우리는 레이크록을 맥도날드의 창업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맥도날드 햄버거의 메이븐은 과연 누구였을까?
맥도날드 햄버거의 메이븐은 창업주 레이크록
맥도날드 햄버거의 메이븐은 레이크록이다. 메이븐이면서 동시에 세일즈맨이었다.
레이크록은 맥도날드를 시작하기 전부터 세일즈맨이자 소규모 사업가로 평생을 보내며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는 거의 햄버거로 끼니를 떼웠다. 자동차에서 주문을 하면 서빙을 해주는 햄버거 집에서 식사를 하다 햄버거에 대한 지식이 쌓였다.
주문한 메뉴가 잘못 나오는 점, 서빙하는 인원의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지저분한 환경, 맛이 동일하지 않은 점 등등.
그러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발견하였고 기존의 시스템과 전혀 다르게 판매하며 맛도 훌륭하고 오더실수도 거의 없는 맥도날드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맥도날드 형제의 소개로 시스템을 살펴본 후 사업에 동참한다.
이때부터 그는 메이븐과 세일즈맨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사업을 키워 나간다. 점주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맥도날드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유형의 사람을 찾아내고 그들을 설득하며 점포를 확장해 나간다. 그리고 나중에는 맥도날드에 부동산 사업의 관점을 도입해 수익성을 향상시키며 지금의 맥도날드로 키워낸다.
햄버거가 먹고 싶은 날 누구에게 물어보지?
오늘 뭐 먹지? 라는 질문을 하면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햄버거가 먹고 싶은 데 어떤 걸 먹을까? 하는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는 햄버거의 메이븐이다.
버거도 다양한 브랜드가 있고 각각의 특성과 레서피 정체성이 다 다르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으로 대표되는 버거부터 쉑쉑, 파이브가이즈 같은 주문형 버거 그리고 수제 버거 느낌의 크라이 치즈 버거도 있다. 로컬 수제 버거도 많다.
이제는 버거 먹으러 가자!의 다음 대화는 '어디로 갈까?' 가 되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버거의 브랜드는 메이븐에게 어떤 식으로 정보가 정리되는가를 생각해 본다. 가격, 맛, 매장의 분위기, 메뉴의 종류 등을 따져 본다.
기분이 좋은 날 먹는 버거와 기분이 안좋아 먹으면서 위로 받고 싶은 버거는 따로 있다. 맥도날드가 가족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나오면서 편안하게 먹는 한끼 식사라는 이미지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 처럼 버거도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있는 맛과 분위기가 필요하다.
누구에게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
파이브가이즈 버거는 이미 미국에서 성공한 브랜드이다. 미국에서 성공하였다고 한국에서 모든 브랜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파이브가이즈 버거 앤 프라이즈는 강남점 오픈전부터 철저한 맛을 찾는다는 마케팅을 했다.
그 예로 자신들이 원하는 프렌치 프라이를 구현할 수 있는 감자를 찾아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는 스토리가 있다. 그래서 오픈이 연기되었는데 소비자는 이러한 스토리를 들으며 더욱 더 파이브 가이즈를 기다렸다.
파이브가이즈는 다양한 차별점이 있다. 모든 튀김류는 땅콩 기름으로 튀기고 옵션이 다양한 등의 기존 국내 버거가 선보인 것과는 다른 주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오픈할 때 이러한 다양한 점을 내세우지 않았다. 감자를 찾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는 스토리로 메이븐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그리고 실제 오픈했을 때 그에 보답하는 맛과 다양한 옵션으로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러한 즐거움은 SNS에서 퍼졌으며 SNS의 사진은 충실하게 세일즈맨 역할을 수행하여 계속해서 웨이팅이 걸리는 버거집이 되었다.
메이븐은 얼리어답터이기도 하다. 그냥 맛있는 버거는 메이븐을 자극하지 않는다. 최고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회사에서 기울였던 기술적인 여정을 스토리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파이브가이즈 버거가 국내에서 감자를 찾느라 오픈이 지연되었고 결국엔 딱 맞는 감자를 찾아서 정말 맛있는 감튀를 내놓은 것처럼 말이다.
홍보의 전략을 이런 식으로 고민해 봐야 겠다. 브랜드의 기술적 여정은 메이븐에게 풀어 놓고 재미는 SNS 상의 수많은 세일즈맨들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컬렉터를 부지런히 찾는 것이다. 컬렉터는 신문이나 게시판, 카페 같은 다양한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
파이브가이즈 버거는 오바마 버거로도 알려져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자수성가한 대통령인 동시에 세련된 흑인을 대표하며 진보성향 백인들의 지지를 받는다. 유머러스한 연설로도 유명하다. 그가 먹는 버거라면? 다가가기 편안하면서도 가격이 너무 쌀 필요는 없다(경제력이 있으므로). 맛있고 친근하며 센스있는 이미지가 생긴다.
인플루언서의 활용도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본다. 우리 버거 브랜드가 남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를 발견하기 어렵다면 인플루언서를 통해 이미지를 구체화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 거기에 걸맞는 메이븐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포인트'의 내용을 참고해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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