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 더현대서울에서 폼페이 유물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몇천 년 전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세계. 인류에겐 최악의 재앙이었지만 후손에게는 행운이었던 자연재해였습니다. 폼페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로마시대 폼페이는 귀족휴양지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폼페이는 로마시대 귀족들의 휴양지였습니다. 상업과 농업이 발전한 도시로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꽤 번성했던 도시였습니다.
발굴된 유적 중 가장 큰 규모의 4층짜리 저택은 카이사르 장인이 소유했던 별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4층짜리 건물로 대규모 도서관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서기 79년 10월경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폼페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화산 폭발로 수천 명에 이르는 폼페이 시민이 사망에 이르기까지 단 18분 정도밖에 안 걸렸다고 하죠.
당시 로마인은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 위험성을 몰랐을까?
당시 로마인도 베수비오 화산의 존재를 알았습니다. 그러나 수백년간 화산 활동이 없었기에 폭발 위험은 낮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한 당일 폼페이는 축제가 벌어지고 있어 도시에 시민들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시민이 몰살되었다고 알려진 것 과는 달리 사망자는 폼페이 시민의 10%에 이르는 수천 명입니다. 물론 엄청난 인명 피해 입니다만, 모든 시민이 몰살당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부상자까지 합치면 멀쩡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테고 삶의 터전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기 전에 대규모 지진이 있었다고 하죠. 복구 작업이 진행중이었고 화산이 폭발하던 시점까지도 지진 피해가 모두 복구된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베수비오 화산폭발로 폼페이보다 더 큰 피해를 본 도시는 옆에 있던 헤르쿨라네움입니다. 화산재와 밀도류가 헤르쿨라네움에 떨어진 양이 폼페이의 10배에 달했다고 하죠. 폼페이는 2m, 페르쿨라네움은 20m 정도였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화산재가 도시 전체에 내려앉은 폼페이는 고온이 식으면서 도시 전체가 묻혀버린 반면 페르쿨라네움은 무너져 내리면서 폼페이처럼 온전한 유적은 현재 남아있지 않습니다.
베수비오 화산은 그후로도 폭발이 더 있었고 마지막 분출은 1944년 2차 세계대전 때입니다. 전쟁 막바지로 이탈리아가 항복을 하여 미군이 주둔해 있었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하네요. 당시 현장 조사를 하러 온 미군들이 식지 않은 용암에 식빵을 구워 먹는 사진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베수비오 화산을 관찰하는 담당 전문기관이 설립되어 있습니다.
현대에 발굴된 폼페이 시민들
폼페이가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건 당시 죽은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폼페이 유물전이 열릴 때마다 흥행에 성공하는 것도 유물 보다는 그 당시 죽은 모습 그대로 굳어버린 그걸 보려고 가는 거죠.
근데 막상 가서 보면석고 형태의 모습이 보존되어 있는데 이 모습이 화산재로 뒤집어쓴 모습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눈 코 입 제대로 된 사람을 볼 줄 알았는데 무슨 토기 인형 같은 모습이라 좀 의아해 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화산재가 쌓인 시신이 아닙니다.
발굴당시 비어 있는 공간에 석고를 부어서 모양을 뜬 겁니다. 화산이 폭발하며 18분만에 고온열기와 매우 독한 유황가스에 사람은 질식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 화산재가 쌓였고 시간이 흐르면서 시신은 부패하고 화산재는 굳었죠.
몇 천년이 지나 발굴할 때 시신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 빈 공간에 석고를 부어 굳힌 후 이를 꺼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볼 수 있는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시신이 모두 없어진 건 아닙니다. 인골이 남아 있는 경우도 많은데 석고를 부어서 안 보이는 것뿐입니다. 실제 옷 주름이나 이빨 형태도 볼 수 있습니다.
현대는 크리스탈이나 유리를 부어서 신체 내부를 볼 수 있게끔 발굴한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깔끔한 형태는 아닙니다.
코를 막고 엎드려 있는 형태가 많은데요. 독한 유황가스 때문에 괴로워하다 질식사했기 때문에 대부분 이런 모습입니다. 일상생활을 하다 그대로 화산재에 덮인 게 아니고 가스 때문에 괴로워하다 질식한 거죠.
더현대서울에서 열리는 폼페이 유물전은 로마 시대의 문화와 폼페이 도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VR로 그날의 모습을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전시회에요.
완전한 몰입형 전시회는 아니지만 서사의 흐름을 따라가더 보면 폼페이 시민과 동일시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겨울방학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괜찮습니다. 벽화 중에 에로틱한 장면을 묘사한 모습이 2,3개 정도 있으니 알아서 스킵해 주시고요.(매우 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