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독특한 전청조 이슈로 요즘 연일 신문기사가 도배되고 있습니다. 그? 혹은 그녀? 아무튼 성별에 상관없이 그 사람은 사기행각을 정말 거침없이 벌였습니다. 본인이 주장하는 대로 본인을 포함 친척까지도 모두 전청조의 세 치 혀에 넘어갔는데요.
제삼자가 보기에 너무나 왜소하고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는 그에게 왜 그렇게 넘어갔는지, 우리는 왜 사기꾼에게 넘어가게 되는지 사기꾼들의 특징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청조는 잠실 시그니엘에 거주하고 남현희에게 벤틀리를 선물했죠. 명품의 레벨 중에서도 끝판왕에 해당하는 제품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기꾼은 신뢰를 얻기 위해 여러 가지 수법을 씁니다만 금전적인 사기를 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제력에 대한 과시가 심합니다. 그것을 명품으로 드러내고자 합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는 명품이 아니라 부자들이 사는 것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치는 명품으로 치장을 하고 남현희에게 선물을 했죠. 그리고 남현희는 이를 SNS에 자랑하였습니다.
남현희와 전청조는 그를 아는 주변인에게 '부자 중의 부자'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었고 그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 신뢰도가 배기가 됩니다. 프레임이 씌워진 거죠. 진화심리학에서 많이 쓰이는 프레임 효과를 아주 잘 이용하였습니다.
지금은 말도 안되는 얘기로 들리겠지만 이미 부자 중의 부자로 프레임이 씌워진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과 오은영 박사까지 거론하며 인맥을 언급하는 그의 이야기는 더욱더 그의 존재에 믿음을 줬을 겁니다. 일론 머스크를 언급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네요..
우리도 주변에 말만 하면 유명인이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과의 인맥을 자랑하는 사람을 많이 봅니다. 인맥은 그냥 알고 있을 때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그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지요. 그 어떤 프로젝트의 증명도 없이 말만 떠드는 사람들. 믿고 거릅시다.
특히 이런 사람들은 어떠한 대화 주제에도 '자기가 아는 사람'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직업은 사업가죠. 그냥 그런가 보다 하세요.. 믿을 만한 사람들은 성가시게 할까 봐 알고 있어도 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남현희가 운영했던 펜싱 학원의 학부모들이 좋은 먹잇감이었을 겁니다. 이미 남현희에게 벤틀리를 선물할 때도 0.1%를 상대해야 하니까 차가 좋아야 한다고 했다고 하죠.
사기꾼은 상대방의 가려운 부분을 귀신같이 알고 긁어줍니다. 우리 같은 서민이 보기에 저렇게 돈 많은 부자들이 뭐가 아쉬워 전청조 같은 피지컬에 당했을까 싶지만 전청조는 그들의 가려운 것을 긁어주었을 것이고 자신의 재력을 명품으로 과시함으로써 그들과 동급임을 인지시켰을 것입니다.
같은 계급임을 인지한 그들은 마음을 열고 전청조와 남현희를 받아들이고 신뢰했겠죠.
만약 누군가가 너무나 나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그 사람이 믿음직 스럽다면 한 번쯤은 다시 한번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무조건 믿고 본다면 스스로를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겠네요.
김승호 회장님은 작은 부자일 때는 작은 사기꾼이 꼬이고 큰 부자일 때는 큰 사기꾼이 몰려든다고 합니다. 사기 금액의 규모가 달라지는 거죠.
전청조 사건을 보면 재벌 3세도 당하는데 나는 어떻게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텐데요..
걱정 마십시오. 우리 같은 사람은 전청조 같은 애들이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우선 만날 일이 없어요. 그들의 사는 공간과 우리가 사는 공간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으니까요.
잠실에 롯데월드나 가지 시그니엘 가겠습니까. 펜싱학원을 세곡동으로 보내는 것도 아니고요. 전청조 사건은 더 큰 부자가 되고픈 부자들의 욕망과 전청조의 대담한 허풍 남현희의 국대 신뢰감이 합쳐낸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부자가 아닌 우리는 우선 겉모습이 지나치게 번치르르한 사람, 어딜 가나 주목을 확 끌고 인맥 자랑을 일삼는 사람부터 경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