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문과생은 엄청난 불안함에 시달리고 있다. 코딩의 ㅋ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불안함은 더하다. 성인이 되고 배우려고 하니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문과생들에게도 AI 엔지니어가 될 수 있는 길이 있다. 바로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이다.
CHAT GPT나 클로바X를 써본 사람이라면 작은 창에 질문을 입력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창에 '내가 지금 책을 읽고 글을 쓸건데 리뷰글을 써줘' 라고 말하는 것과 프롬프트를 짜서 질문을 하는 것은 결과물이 완전 달라진다. 지금 이 글도 클로바X를 이용해 먼저 초안을 잡고 글을 쓴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름 프롬프트를 구성하여 질문을 해 보았다.
여기 질문의 '너는 지금부터 책 리뷰를 하는 블로거야'로 시작하는 것은 대표적인 프롬프트 기법중의 하나이다. 'Act as~'로 기초적이며 대중적인 프롬프트 방법이다. 간단해 보여도 이 Act as 만 잘 활용해도 굉장히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온다.
평소였으면 포스팅 창을 켜놓고 하염없이 딴짓을 하거나 멍 때리고 있었을 텐데 AI가 내어준 결과물 덕분에 바로 글을 쓸 수 있었다. 놀랍도록 시간이 절약된다.
문과생이 프롬프트 엔지니어에 도전해 볼만한 이유 - LLM
Chat GPT 나 클로바x 같은 생성형 AI는 거대언어생성 모델 이다. Large Language Model(LLM)은 질문자의 언어 능력과 인문 지식, 사고력이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은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결과물을 생성한다. 책 리뷰 글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어떠한 분위기로 기존 oo 작가와 같은 문체로 구성은 이렇게 하고 목표 독자의 연령대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해 주면 인공지능은 그러한 조건에 충실한 문장을 내놓는다.
이 과정에서 코딩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코딩을 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작업 효율은 올라간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하며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식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게 더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코딩을 하면 더욱 좋다. 또한 영어를 잘하면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교육 - 스스로 찾는 만큼 열려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채용은 다른 엔지니어 부문과 비교해 현재 일자리가 많은 것은 아니다. 구글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 채용을 검색하면 총 8건이 뜬다. 아래 예시 내용을 봐보자.
프트 엔지니어 |
담당업무
자격요건
우대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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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요건에는 인공지능을 잘 이해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능력,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을 재밌어 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 생성 인공지능의 특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프롬프트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나온다.
코딩 능력을 보겠다는 얘기는 없다. 그만큼 자기 하기 나름이고 내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인 1AI시대가 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도 좀 더 세세하게 나누어질 수 있다. 과거에 뜬다고 했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수많은 직업처럼 프롬프트 엔지니어도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LLM 이 가장 대중적인 AI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지금으로서 프롬프트 능력은 업무 능력 중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엑셀과 파워포인트만 잘해도 먹고살 수 있는 지금처럼 말이다.
경단녀도 도전해 볼 만하다
경단녀인 나도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프롬프트 능력은 자격 과정 6개월짜리 듣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융합사고는 그동안 읽어온 글과 사고력, 그리고 다양한 경험이 버무려져야 한다.
아이 키우면서 책과 글을 부지런히 접하며 매일 글을 써온 내게 적합할 것 같다며 추천한 것도 개발자인 남편이었다.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하며 재능마켓에 내 프롬프트를 올리고 논문을 찾아가며 신기술을 공부하는 작업을 1년만 해도 나의 프롬프트 능력은 상당히 발전해 있을 것이다. 이렇게 10년만 한다고 치면 분명 전문성을 갖춘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리라 믿는다. 직장에 취업을 하거나 의뢰를 받아 프롬프트를 짜는 프리랜서가 되어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AI엔지니어를 꿈꾸며 힘겹게 공부하고 있는 비 이과생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료 학습 사이트와 현재 활동하고 있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의 블로그와 인터뷰도 실려 있다. 2017년 책이므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이 전부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현재는 국내에도 교육 과정이 있고 유튜브에서도 영상을 볼 수 있다.
본업 외 사이드 잡을 키워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경단녀가 되면서 아이가 학교에 가 있는 짧은 시간에 여러 일을 해봤는데 그런 일을 하면 할수록 전문성에 대한 갈증이 더욱 깊어졌다. 아이가 커갈수록 의외로 엄마 시간이 줄어든다. 직접 픽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틈새 시간만 늘어난다. 그래서 이 틈새 시간을 유튜브 쇼츠나 SNS를 보며 도파민 분비에만 집중하면 하루가 그냥 날아가 버린다. 그렇게 1년, 2년 흐르면 아이가 엄마 품을 떠나는 시기에 나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인간으로 남겨지게 될 것이다. 동일한 경단녀 10년이라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꿈을 향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결과물을 공유하고 운 좋으면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제2의 인생이 열리지 않을까.
AI 시대에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고 싶은데 그동안 쌓아온 이과적 소양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자신감을 얻고 어떻게든 해볼 수 있겠다는 힘을 얻을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적응을 못한 노인은 스마트폰에도 적응을 못했고 그렇게 계속 뒤처진 노인은 키오스크로 음식 주문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어르신들이 다 그렇지는 않다. 그 와중에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서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폰으로 금융 거래를 하고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내가 아직 젊다고 세상이 변하는 것을 외면하다가는 나도 그들처럼 얼굴만 젊은 늙은이가 돼버릴 수 있다. AI 시대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한 것에 감사하다.